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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해녀 최남단 마라도서 '자맥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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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김연지씨 4대째 해녀 수업중

(서귀포=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지금은 숨도 길게 못 참고 조금만 깊은 곳에 들어가도 귀가 아프지만 이겨내야죠."

살짝 긴장한 듯 홍조 띤 얼굴에 건강해 보이는 김연지(24)씨는 지난 13일 국토 최남단 마라도를 찾은 기자에게 "엄마를 따라 바다에만 갔다 오면 모든 게 다 힘들다"며 물질 배우기가 생각보다는 쉽지 않음을 토로했다.

갓 돌이 된 딸을 둔 초보 엄마이기도 한 그녀는 벌써 4개월째 어머니(46)와 함께 제주도 본섬이 저 멀리 바라다보이는 마라도에서 자맥질하며 해녀수업을 받고 있다.

그녀는 요즘 한 번 바다에 나가면 3시간가량 성게를 잡는다. 잡아 온 성게의 껍데기를 가르고 조그만 찻숟가락으로 파낸 알은 1㎏ 정도 된다. 노련한 상군 해녀들이 하루 8시간 작업에 5∼6㎏ 정도의 성게알을 수확하는 것에 비하면 보잘 것 없지만 ㎏당 10만원에 팔 수 있어 수입은 제법 짭짤한 편이다.

연지씨는 관광객을 태운 유람선과 여객선이 들어오는 부둣가에서 호떡과 어묵, 음료수, 팥빙수를 파는 조그만 포장마차를 하고 있지만, 수입이 세 식구가 살아가기에는 빠듯해 해녀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주위의 권유도 적지않았다.

마라도에서는 6개월 이상 물질을 배우고 해녀 회장으로부터 인정을 받아야만 정식 해녀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그녀는 어머니의 할머니, 외할머니, 어머니에 이어 4대째 해녀의 맥을 잇게 된다.

마을 사람들은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를 따라다니며 바닷가에서만 살아온 그녀가 해녀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여기고 있다.

김란자(67) 해녀회장은 "젊은 나이에 열심히 하겠다고 3개월 넘게 바다에 다니는 모습을 보니 대견스럽다"며 "해녀들이 대부분 나이가 들어 점차 사라지고 있는데 앞으로 이런 젊은이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격려했다.

외할머니 나영옥(76)씨는 "요즘 아이들은 물질하려고 하지 않는데 자기가 하겠다고 하니까 나야 하라 말라 할 수 없지 않으냐"며 "물질을 하면 전복과 소라도 잡고, 미역도 캐 돈을 벌 수 있어서 아무래도 노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연지씨는 앞으로 정식 해녀가 돼 물질하면 지금보다는 형편이 훨씬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녀는 "주윗분들을 보니 해녀가 되면 직장을 다니던 때보다 벌이가 더 좋아질 것 같다"며 "사실 얽매이지 않고 눈치도 안 보고 가족도 있고 조용해서 더욱 매력적"이라고 털어놨다.

1남2녀 중 맏이인 그녀는 마라도에서 초등학교를 마친 뒤 제주 본섬으로 나가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다 화물운송업에 종사하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그녀는 지난해 아기가 태어나자 남편과 의논 끝에 서로 직장을 정리하고 '아기가 중학교 갈 때까지만 살자'는 생각으로 가족이 있는 마라도로 들어왔다.

아직 살림은 여유가 없지만 아버지(50)·어머니, 갓 제대한 남동생(23), 읍내로 나가 고등학교에 다니며 주말마다 찾아오는 여동생(18) 등 가족과 예로부터 알고 지내던 마을 사람들이 있어 마음만은 그 어느 곳보다 편안하고 든든하다.

연지씨는 지금으로선 아기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마라도에서 물질하다 중학교에 가게 되면 함께 나갈 생각이지만 고령화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제주 해녀의 명맥이 그녀를 통해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제주도의 해녀 수는 2005년 5천545명, 2007년 5천279명, 2009년 5천95명, 2010년 4천995명으로 해마다 크게 줄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현업에 종사하는 해녀의 연령대는 30대 2명, 40대 123명, 50대 954명, 60대 1천752명, 70대 2천164명으로 60대 이상이 70%를 차지하고 있다.

마라도에는 현재 40여가구 70여명이 살고 있으며 연간 5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간다.

kh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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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nate.com/view/20110714n10152